후보정의 기본
11-1. RAW vs JPEG 워크플로우 — 왜 RAW로 찍나
가장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RAW로 찍을까요, JPEG로 찍을까요?" 답은 한 줄로 나옵니다.
후보정을 할 거라면 RAW. 아니라면 JPEG도 충분.
둘의 차이를 한 표로.
| 항목 | JPEG | RAW |
|---|---|---|
| 정체 | 카메라가 후보정을 이미 끝낸 결과 | 센서가 받은 원자료 |
| 비트뎁스 | 8bit (1,670만 색) | 12~14bit (수십억 색) |
| 압축 | 손실 압축 (1/10~1/20) | 비압축 |
| 화이트밸런스 | 굳어짐 | 후보정에서 자유롭게 변경 |
| 노출 보정 | ±1 EV 정도까지 | ±3~4 EV까지 가능 |
| 파일 크기 | 5~10MB | 25~50MB |
| 즉시 공유 | 바로 가능 | 변환 필요 |
RAW의 결정적 이점. M8-1에서 짚었던 "자동 WB로 찍고 RAW로 저장한 뒤 후보정에서 잡기" 워크플로우가 여기서 빛납니다. 형광등 아래 인물·노을 아래 풍경 — 현장에서 WB를 두고 고민하는 시간보다 셔터에 집중하는 시간이 더 가치 있고, 라이트룸에서 슬라이더 한 번에 정확히 잡힙니다. 노출도 마찬가지 — 한두 스톱 어긋난 사진이 RAW면 살아납니다.
RAW의 부담. 파일이 크고(SD카드·저장공간), 후보정 시간이 들고, 라이트룸 같은 변환 툴이 필요합니다. 즉시 공유에는 불편하고요.
입문기의 황금 설정. 대부분의 카메라가 "RAW + JPEG 동시 저장" 옵션을 제공합니다. 이 옵션을 켜세요. JPEG는 즉시 공유·검토용, RAW는 후보정·아카이브용. 저장공간만 충분하면 후회가 없어요.
파일 포맷 한 표.
- JPEG (.jpg) — 보편적, 8bit, 손실 압축. 공유·웹용.
- RAW — 제조사별 확장자(.CR2·.NEF·.ARW). 후보정 전용.
- DNG — 어도비 표준 RAW. 호환성 좋음. 라이트룸이 자동 변환.
- TIFF — 비손실, 8 또는 16bit. 인쇄·아카이브용.
- PSD — 포토샵 작업 파일. 레이어 보존.
- PNG — 투명 배경 지원. 웹 그래픽·스크린샷용.
"한 번 안 찍은 RAW는 영영 못 만든다." 망설일 자리가 아니에요.
Practice · 비교 실습직접 해보기같은 RAW 파일에 두 가지 보정을 적용한 결과 — 슬라이더로 비교해보세요
- label: "JPEG (카메라 결과 그대로)
- label: "RAW (후보정으로 정확히 잡음)
정답을 맞히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 자기 사진에 바로 적용할 결정을 하나 고르는 연습입니다.
📚 더 깊이 들어가기 ・비트뎁스와 색상 수 → — 8bit JPEG 1670만 색 vs 14bit RAW 4조 색. 「보정 여유」 의 광학적 근거. ・모아레와 로우패스 필터 → — RAW 의 픽셀 단위 패턴이 보이는 자리.
11-2. 라이브러리 — 가져오기·선별·별점·키워드
후보정 도구가 많아서 머리가 어지러우신가요? 입문기엔 하나만 익히세요. 어도비 라이트룸(Adobe Lightroom). 이유가 세 가지.
첫째, 비파괴 편집. 라이트룸은 원본 파일을 절대 건드리지 않습니다. 모든 보정 정보는 카탈로그(별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고, 원본은 그대로. 잘못 보정해도 한 번에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어요.
둘째, 카탈로그·키워드 관리. 사진이 1만 장 쌓이면 찾는 게 보정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됩니다. 라이트룸의 카탈로그·별점·키워드·플래그·컬렉션이 사진 정리의 표준 도구.
셋째, 모바일과 클라우드 동기화. 라이트룸 모바일(무료 기본 + 유료 RAW 보정)으로 스마트폰에서도 같은 사진을 같은 보정 상태로 만질 수 있습니다.
대체재도 알아두세요. 캡처원(Capture One) 은 색 표현이 강하고 패션·인물에 사랑받지만 비쌉니다. 다크룸(Darktable), RAW테라피(RawTherapee) 는 무료지만 학습 곡선이 가파릅니다. 어피니티 포토(Affinity Photo) 는 1회 결제로 평생 — 라이트룸 정기 결제 부담이 있다면 대안.
라이트룸의 5단계 워크플로우.
- 가져오기 (Import) — 카메라·SD카드에서 사진을 카탈로그로 옮김. 폴더 구조(연·월·이벤트)와 키워드·메타데이터를 이 단계에서 잡으면 나중이 편함.
- 고르기 (Library) — 별 0~5개 시스템으로 등급. 5점만 본격 보정, 0점은 삭제. 촬영 100장 중 보정 가치 있는 건 5~10장이 보통.
- 보정 (Develop) — 슬라이더 5개로 마무리(다음 챕터). 1장당 30초~2분이면 충분한 게 입문기.
- 내보내기 (Export) — JPEG로 저장. 해상도·sRGB 색공간만 신경 쓰면 됨.
- 백업 (Backup) — 외장 HDD + 클라우드 이중. 사진은 다시 못 찍는 자산.
라이트룸 무료 체험 7일 가능. 학생 할인도 있어 입문기에 부담 적습니다. 한국어 강의 자료가 가장 풍부해 막힐 때 검색 한 번이면 답이 나오는 도구이기도 해요.
11-3. 글로벌 보정 — 노출·WB·콘트라스트·하이라이트/섀도우
라이트룸의 Develop 패널을 처음 열면 슬라이더가 수십 개입니다. 머리가 멍해질 수 있어요. 진실을 알려드릴게요 — 그 중 5개만 익히면 입문기 후보정의 99%가 끝납니다.
다섯 슬라이더, 순서대로.
① 노출 (Exposure) — 사진 전체의 밝기를 ±EV 단위로 올리고 내림. 가장 먼저 잡는 자리. 카메라가 살짝 어둡게/밝게 찍었으면 여기서 0으로 끌어옴. 히스토그램(우측 상단의 산 모양 그래프)을 함께 보세요 — 왼쪽 끝에 정보가 쌓이면 섀도우 클리핑(어두운 부분 정보 손실), 오른쪽 끝에 쌓이면 하이라이트 클리핑(밝은 부분 정보 손실). 두 끝이 다 살짝 비어 있는 게 안전합니다.
② 화이트밸런스 (White Balance) — Temp(켈빈)와 Tint(녹↔보라) 두 슬라이더. RAW면 무한히 자유롭게 바꿉니다. M8-1에서 짚은 "자동 WB로 찍고 후보정에서 잡기" 워크플로우의 핵심. 형광등 아래 인물이 푸르게 찍혔다면 Temp를 따뜻한 쪽으로 살짝, Tint를 마젠타 쪽으로 살짝 — 한 번에 살아납니다.
③ 콘트라스트 (Contrast) —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의 차이. +로 가면 강렬하고 드라마틱, -로 가면 부드럽고 영화적. 인물 클로즈업은 -10 ~ +5 정도가 자연스럽고, 풍경·거리는 +10 ~ +30이 시원합니다.
④ 하이라이트·섀도우 (Highlights · Shadows) — 콘트라스트보다 한 단계 정밀한 자리. 밝은 부분만 또는 어두운 부분만 따로 조정합니다. 풍경의 황금 조합 — Highlights -50 (밝은 하늘 살리기) + Shadows +50 (그늘 그늘 살리기). 다이나믹 레인지가 넓은 RAW의 진짜 힘이 여기서 나옵니다.
⑤ 채도 (Saturation / Vibrance) — 색의 강도. Vibrance 우선 권장 — 이미 진한 색은 덜 건드리고 약한 색만 살려주는 똑똑한 슬라이더라 피부톤이 덜 손상됩니다. Saturation은 모든 색을 동일하게 끌어올려 인물에 쓰면 얼굴이 붉어지기 쉬워요.
연습 한 줄. 자기 사진 한 장을 라이트룸에 가져와서 이 5개 슬라이더만 30분 동안 만져보세요. 다른 슬라이더는 일부러 건드리지 마세요. 한 장이 끝나면 다음 한 장. 5장만 만지면 손이 패턴을 기억합니다. 그게 입문기 후보정의 출발이에요.
Practice · 실습직접 해보기🎯 라이트룸 슬라이더 시뮬레이터 — 5개를 직접 만져보세요
- name: 노출
- name: 화이트밸런스
- name: 콘트라스트
- name: 하이라이트
- name: 섀도우
정답을 맞히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 자기 사진에 바로 적용할 결정을 하나 고르는 연습입니다.
📚 더 깊이 들어가기 — 컬러 그레이딩 입문 — 슬라이더 5개를 마쳤다면 → 5 슬라이더가 손에 익었다면 다음 단계. HSL · 톤 커브 · 분할 톤 — 사진의 「분위기」 를 결정하는 자리.
11-4. 톤 커브·프레즌스(클래리티·텍스처·디헤이즈)
음향 장비의 이퀄라이저를 떠올려보세요. 저음·중음·고음을 따로 밀고 당겨 같은 노래의 분위기를 바꾸죠. 톤 커브는 사진의 이퀄라이저입니다. 어두운 영역·중간 영역·밝은 영역의 밝기를 따로 끌어올리고 내립니다. 앞 챕터의 콘트라스트 슬라이더가 한 손잡이로 한꺼번에 움직였다면, 톤 커브는 손가락 네 개로 따로 만지는 정밀 도구예요.
라이트룸 Develop 패널의 톤 커브(Tone Curve). 왼쪽 아래가 어두운 부분(섀도우), 오른쪽 위가 밝은 부분(하이라이트). 그래프 위의 점을 끌어 위로 올리면 밝아지고, 아래로 내리면 어두워집니다. 입문기엔 단 하나의 모양만 기억하세요.
S자 커브 — 사진에 생기를 주는 한 동작. 어두운 쪽(왼쪽 아래)을 살짝 아래로, 밝은 쪽(오른쪽 위)을 살짝 위로. 옆에서 보면 부드러운 S자가 됩니다.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 콘트라스트가 자연스럽게 살아납니다. 반대로 양 끝을 가운데로 모으면(완만한 역S) 색이 빠진 필름 느낌·매트한 톤이 나와요.
다음은 프레즌스(Presence) 삼총사입니다. 슬라이더 이름이 어렵게 들리지만 역할은 단순해요.
① 텍스처 (Texture) — 중간 크기 디테일만 또렷하게. 피부 모공·머리카락·나뭇잎 결 같은 질감을 살립니다. +로 가면 거칠고 단단한 인상, -로 가면 피부가 매끈해져요. 인물 보정에서 -10 ~ -20이 잡티를 부드럽게 정리하는 단골 값입니다.
② 클래리티 (Clarity) — 텍스처보다 더 넓은 영역의 경계 대비를 올립니다. 풍경·도시·건축을 쨍하고 묵직하게 만드는 자리. 다만 인물 얼굴에 +로 많이 주면 주름·그림자가 강조돼 나이 들어 보이기 쉬우니 조심.
③ 디헤이즈 (Dehaze) — 안개·미세먼지·뿌연 하늘을 걷어냅니다. 흐릿한 원경 산이나 역광으로 빛이 번진 사진을 +로 살짝 끌어올리면 또렷해져요. 반대로 -로 내리면 몽환적인 안개 분위기를 일부러 더할 수도 있습니다.
과하면 티가 납니다 — 세 슬라이더의 공통 함정. 프레즌스는 조금만 쓸 때 가장 강력합니다. 클래리티·디헤이즈를 +50 이상 밀면 경계에 *어두운 띠(헤일로)*가 생기고 HDR 같은 인위적 느낌이 나요. 슬라이더를 끝까지 밀어 효과를 확인한 뒤, 절반 이하로 되돌려 오는 습관을 들이세요. M11-3에서 익힌 5개 기본 슬라이더로 톤을 먼저 잡고, 이 정밀 도구는 마지막 마무리로 더하는 순서가 좋습니다.
[이미지: 톤 커브 S자 적용 전후 + 프레즌스 3슬라이더(텍스처·클래리티·디헤이즈) 강도별 비교]
11-5. HSL·색 믹서·흑백 변환
앞 챕터의 채도 슬라이더가 모든 색을 한꺼번에 올렸다면, 이번엔 색깔 하나만 콕 집어 만지는 도구입니다. 노래방 믹서가 보컬·드럼·기타 볼륨을 따로 조절하듯, HSL 패널은 빨강만·파랑만·초록만 따로 만집니다. 사진 한 장에서 하늘만 더 파랗게, 단풍만 더 붉게, 피부톤은 그대로 — 이게 색 믹서의 힘이에요.
HSL은 세 글자의 머리글자입니다. 색을 다루는 세 가지 손잡이예요.
- H — 색상(Hue) — 색의 종류를 바꿉니다. 초록 잎을 노랑 쪽으로 살짝 밀면 가을 느낌, 파랑 쪽으로 밀면 청량한 느낌. 하늘의 파랑을 시원한 시안 쪽으로 옮기는 것도 여기서.
- S — 채도(Saturation) — 그 색만 진하게/연하게. 빨강 채도만 올려 입술·간판을 강조하고, 다른 색은 그대로 둘 수 있어요.
- L — 밝기(Luminance) — 그 색만 밝게/어둡게. 풍경 사진의 단골 기술 — 파랑(Blue) 밝기만 내려 하늘을 깊고 묵직하게. 하늘에 무게가 실립니다.
피부톤을 구하는 한 줄. 인물 사진에서 얼굴이 너무 붉거나 노랗게 나왔다면, 전체 채도를 건드리지 마세요. 오렌지(Orange) 채도를 살짝 내리고, 오렌지 밝기를 살짝 올리면 한국인 피부톤이 화사하게 정리됩니다. 동양인 피부는 대부분 오렌지 계열에 들어가요 — 이 하나만 알아도 인물 보정이 달라집니다.
다음은 **흑백 변환(B&W)**입니다. 흑백은 채도를 0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에요. 그건 밋밋한 회색 사진이 됩니다.
진짜 흑백은 '색을 회색으로 번역하는' 작업입니다. 라이트룸 흑백 모드로 바꾸면 컬러였던 8개 색을 각각 몇 단계 회색으로 만들지 정하는 슬라이더가 나옵니다. 같은 흑백 사진이라도 — 빨강을 밝게 하면 인물 피부와 입술이 환해지고, 파랑을 어둡게 하면 하늘이 극적으로 짙어집니다. 필름 시대 흑백 사진가들이 렌즈 앞에 빨강·노랑 필터를 끼워 하늘을 까맣게 만든 그 기술을, 이제 슬라이더로 합니다.
흑백은 빛과 형태, 질감과 콘트라스트만 남기는 언어예요. 색이 사라지니 구도와 명암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래서 M10. 구도를 점검하는 좋은 연습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같은 풍경의 HSL 색상별 조정 비교 + 컬러→흑백 변환(빨강/파랑 채널 밝기 다르게) 3장]
11-6. 크롭·수평·렌즈 보정·원근
액자에 그림을 넣을 때, 같은 그림도 어디까지 보이게 자르느냐에 따라 인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크롭(Crop)**은 사진의 액자를 다시 짜는 일이에요. 셔터를 누르는 순간 완벽한 구도를 잡지 못했어도 — 후보정에서 한 번 더 구도를 손볼 기회가 있습니다.
먼저 **수평(Straighten)**부터. 가장 먼저, 가장 자주 손볼 자리예요. M10-2에서 배운 그것 — 바다 수평선이나 건물 기둥이 1도만 기울어도 사진이 어색합니다. 라이트룸 크롭 도구의 수평 자(Angle) 한 줄을 수평선에 대고 긋기만 하면 자동으로 맞춰줍니다. 여행 사진의 8할은 이 한 동작으로 안정돼요.
크롭의 두 가지 결정.
- 비율 (Aspect Ratio) — 원본 3:2를 그대로 둘지, *정사각(1:1, 인스타)·세로(4:5)·와이드(16:9)*로 바꿀지. 올릴 곳을 먼저 정하고 거기에 맞추는 게 깔끔합니다.
- 무엇을 버릴까 — 가장자리의 어수선한 요소·빈 공간을 잘라 주제를 키웁니다. 다만 너무 많이 자르면 화질이 떨어져요 — 24MP 사진의 절반을 버리면 12MP가 됩니다. 크게 인쇄할 거면 크롭을 아껴 쓰세요.
다음은 렌즈 보정(Lens Corrections). 모든 렌즈는 작은 광학적 버릇이 있습니다(M4-5에서 본 왜곡·비네팅·색수차). 좋은 소식 — 라이트룸이 렌즈 모델을 알아보고 자동으로 고쳐줍니다.
체크 두 칸이면 끝. 렌즈 보정 패널에서 **"프로파일 교정 사용"**과 "색수차 제거" 두 칸만 켜세요. 직선이 휘는 왜곡, 모서리가 어두워지는 비네팅, 경계의 *보라/초록 테두리(색수차)*가 한 번에 정리됩니다. RAW로 찍으면 더 정확하게 들어맞아요.
마지막은 **원근 보정(Geometry / Upright)**입니다. 건물을 아래에서 올려다보고 찍으면 위가 좁아지며 뒤로 넘어가 보이죠. 부동산·건축·여행 랜드마크 사진의 흔한 고민이에요. Upright의 "자동(Auto)" 버튼 하나면 기울어진 수직선을 반듯하게 세워줍니다.
수직선 보정은 대가가 따릅니다. 넘어가는 건물을 세우면 라이트룸이 사진을 늘여서 펴기 때문에 가장자리가 잘리거나 빈 공간이 생깁니다. 과하게 보정하면 비현실적으로 보이니 — 완전히 똑바로보다 살짝 자연스럽게 남기는 편이 보기 좋을 때가 많아요. 이 정밀 도구들은 M11-3의 기본 톤 보정을 마친 뒤 구도를 마지막으로 다듬는 단계로 쓰는 게 순서입니다.
[이미지: 기울어진 수평선 보정 전후 + 올려다본 건물 원근(Upright) 보정 전후 비교]
11-7. 로컬 보정 — 마스크·그라데이션·브러시·얼룩 제거
지금까지의 보정은 모두 사진 전체에 적용됐습니다. 노출을 올리면 온 화면이 밝아졌죠. 그런데 하늘만 어둡고 땅은 적당한 사진이라면? 전체를 건드릴 수 없습니다. 여기서 **로컬 보정(Local Adjustment)**이 등장해요.
비유하자면, 전체 보정이 방 전체의 형광등이라면 로컬 보정은 손전등입니다. 내가 비추고 싶은 곳만 골라 밝기·색·선명도를 바꾸죠. 라이트룸에서는 이걸 **마스크(Masking)**라고 부릅니다 — 보정이 닿을 영역만 칠해서 지정하는 개념이에요.
입문기에 익힐 마스크 도구는 세 가지입니다.
① 선형 그라데이션 (Linear Gradient) — 한쪽에서 반대쪽으로 서서히 효과가 옅어집니다. 풍경의 하늘에 딱이에요. 위에서 아래로 그어 밝은 하늘만 노출을 -1 내리면 땅은 그대로인데 하늘의 구름 디테일이 살아납니다. 옛날 풍경 사진가가 렌즈 앞에 끼우던 그라데이션 ND 필터를 후보정으로 하는 셈.
② 원형 그라데이션 (Radial Gradient) — 동그란 영역 안 또는 밖만 보정. 주제 주위를 원으로 감싸 바깥을 살짝 어둡게(비네팅) 하면 시선이 가운데로 모입니다. 인물·정물에서 주인공을 띄우는 단골 기술이에요.
③ 브러시 (Brush) — 마우스로 직접 칠한 곳만 보정. 가장 자유롭지만 손이 많이 가요. 인물의 눈동자만 또렷하게, 옷의 그림자만 살짝 밝게 같은 정밀 작업에 씁니다.
요즘 라이트룸의 마법 — AI 자동 마스크. 최신 라이트룸에는 "하늘 선택"·"피사체 선택"·"배경 선택" 버튼이 있습니다. 버튼 한 번이면 하늘만, 인물만 자동으로 칠해줘요. 직접 그을 필요 없이 하늘만 선택 → 파랑을 더 깊게, 피사체만 선택 → 살짝 밝게. 입문자가 가장 빠르게 결과를 내는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얼룩 제거(Healing / 복구 도구). 센서에 앉은 먼지 자국, 풍경 속 전선, 인물의 작은 잡티를 지웁니다. 지울 곳을 칠하면 라이트룸이 주변의 비슷한 부분을 가져와 자연스럽게 메웁니다. 하늘의 먼지 점 같은 건 클릭 한 번에 사라져요.
어디까지 지울까 — 다음 챕터로 이어지는 질문. 먼지·전선을 지우는 건 누구나 합니다. 그런데 사람을 지우고, 하늘을 통째로 갈아끼우는 건? 도구는 같은데 의미가 달라집니다. 로컬 보정이 강력할수록 *"어디까지가 사진인가"*라는 질문이 무거워져요. 이 이야기를 바로 다음 11-8. 보정의 윤리에서 정면으로 다룹니다.
[이미지: 선형 그라데이션으로 하늘만 어둡게 + AI 하늘 선택 마스크 + 얼룩 제거로 전선 지우기 전후]
11-8. 샤프닝·노이즈 리덕션 + 보정의 윤리
후보정의 마지막 질문은 슬라이더 사용법이 아니라 철학입니다.
"어디까지가 사진이고, 어디부터 다른 것인가?"
보정은 크게 두 종류로 갈립니다.
① 톤 다듬기. 노출 보정, WB 잡기, 콘트라스트·채도 조정, 작은 먼지 제거. 카메라가 못 잡은 작은 부분을 사람 손으로 마무리하는 작업. 필름 시대에도 암실에서 인화지를 들어 빛을 막아 어두운 부분 살리기(닷지)·검게 만들기(번) 같은 보정이 표준이었습니다. 이 영역은 모두 사진의 일부입니다.
② 장면 바꾸기. 사람을 지우기, 하늘을 갈아끼우기, 얼굴 비율을 바꾸기, 합성으로 새 풍경 만들기. 사진가가 본 장면을 떠나는 작업. 이 영역은 사진과 다른 매체에 가깝습니다 — 디지털 아트, 합성, CGI에 더 가까워요.
경계는 흐릿합니다. 하늘이 흐려서 푸르게 약간 끌어올리는 것은? 모기 한 마리 지우는 것은? 잡티 없애기는?
각 분야가 받아들이는 보정 정도가 다릅니다.
- 저널리즘·다큐멘터리 — 거의 0. 톤 보정만 허용. 현실의 기록자라는 책임.
- 예술 사진 — 작가의 자유. 모든 보정이 표현의 일부.
- 광고·패션 — 매우 강한 보정 표준. 합성도 흔함. 다만 모델 신체 변형은 규제 강화 추세(프랑스·노르웨이는 "리터칭됨" 표시 법제화).
- 여행·일상 SNS — 개인의 선택. 다만 과한 보정으로 사기 같은 인상은 피하는 게 신뢰.
입문자의 한 줄.
자기가 받아들이는 한계선을 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이 사진은 보정한 것" 임을 의식하고 있는 것, 그리고 자기가 어느 선까지 받아들이는지 한 번은 정해보는 것이 사진가의 정직입니다. 어떤 사람은 RAW에서 노출만 잡고 끝, 어떤 사람은 피부 잡티까지 다 정리, 어떤 사람은 합성도 OK.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기준.
이제 후보정 모듈을 마칩니다. 다음 마지막 모듈에서 첫 결과물을 만들고 세상에 내보내는 자리로 갑니다. Foundations 졸업의 자리예요.
Practice · 자가 점검직접 해보기다음 보정 중 어디까지가 \"사진\"이고 어디부터 \"다른 것\"인지 자기 답을 골라보세요. 정답은 없습니다 — 자기 기준을 한 번 정해보는 게 목적.
- q: "하늘이 평범한 풍경 사진에서 노을 색을 살짝 끌어올림
- q: "인물 사진에서 작은 여드름 한두 개 지움
- q: "흐린 하늘을 다른 사진의 푸른 하늘로 교체
- q: "얼굴을 살짝 갸름하게 변형
- q: "광고에서 모델 옆에 다른 인물을 합성으로 추가
자기 답을 적어두면 6개월 뒤 다시 봤을 때 변화가 보입니다